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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의 잠재력을 깨우는 마법 같은 과정(로스팅 단계별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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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단순히 원두를 갈아 물에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생두 그 자체는 풀 내음이 나고 떫은맛이 나는 그저 '콩'일뿐이지만

이 콩이 우리가 사랑하는 향긋하고 깊은 풍미를 가진 커피로 변신하는 마법 같은 과정이 바로 **'로스팅'**입니다.

로스팅은 생두에 열을 가해 화학적, 물리적 변화를 일으켜 원두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 따라

커피의 맛과 향, 바디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전에 홈로스팅 하는 방법에 대해 잠깐 말씀드렸지만  오늘은 로스팅 단계별

특징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로스팅, 왜 중요할까?

로스팅은 커피 맛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 향미 발현: 로스팅 과정에서 생두 속의 당분, 아미노산 등이 열과 반응하여 수많은 향미 물질(아로마, 풍미)이 생성됩니다. 이 과정을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라고 합니다.
  • 색깔 변화: 초록색 생두가 황갈색을 거쳐 갈색, 최종적으로는 진한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 부피 팽창 및 무게 감소: 열을 받으면 생두 내부의 수분이 증발하며 부피가 팽창하고 무게는 줄어듭니다.
  • 밀도와 조직 변화: 딱딱했던 생두가 로스팅 과정을 거치며 다공성 구조로 변해 물이 침투하기 쉬워집니다.

로스팅 단계별 특징: 커피 맛의 스펙트럼

로스팅은 열을 가하는 시간에 따라 크게 약하게 볶는 것부터 강하게 볶는 것까지 다양한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 단계는 커피의 맛, 향, 산미, 바디감에 뚜렷한 차이를 만듭니다. 일반적으로 8단계 또는 9단계로 구분하지만, 이해하기 쉽게 주요 단계를 중심으로 설명해 드릴게요.

1. 라이트 로스트 (Light Roast): 섬세하고 가벼운 시작

  • 특징: 생두가 노란색에서 연한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첫 번째 '크랙(Crack)' 소리가 나기 직전 또는 나는 시점입니다.
  • 맛: 커피 본연의 강한 산미은은한 풀 향, 곡물 향이 살아있습니다. 바디감은 매우 가볍고 맛이 깔끔합니다. 과일의 산뜻함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좋습니다.

2. 시나몬 로스트 (Cinnamon Roast): 시나몬색의 산뜻함

  • 특징: 생두가 밝은 갈색으로 시나몬 색을 띠는 단계입니다. 첫 번째 크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시점입니다.
  • 맛: 신맛이 가장 강하고 단맛과 향미가 조금 더 발현되기 시작합니다. 부드러운 바디감과 함께 과일, 꽃 향미가 두드러집니다.

3. 미디엄 로스트 (Medium Roast): 부드러운 균형

  • 특징: 생두가 밝은 갈색에서 중간 갈색으로 변하는 단계입니다. 가장 일반적인 로스팅 정도로,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 맛: 신맛, 단맛, 쓴맛이 조화롭고 균형 잡힌 맛을 냅니다. 부드러운 바디감과 함께 캐러멜, 견과류, 초콜릿 톤의 향미가 발현되기 시작합니다.

4. 하이 로스트 (High Roast): 향미의 절정

  • 특징: 미디엄 로스트보다 조금 더 진행되어, 생두 표면이 갈색을 띠고 매끄러워지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 크랙이 시작되기 직전입니다.
  • 맛: 신맛은 줄어들고 단맛과 쓴맛이 조화롭게 강화됩니다. 향미가 가장 풍부하고 복합적으로 발현되는 단계로 평가받습니다. 대부분의 스페셜티 커피에서 선호하는 로스팅 정도입니다.

5. 시티 로스트 (City Roast): 대중적인 기준점

  • 특징: 두 번째 크랙이 막 시작되는 단계입니다. 생두 표면이 균일한 갈색을 띠며 기름기가 거의 없습니다.
  • 맛: 신맛이 거의 사라지고 쓴맛과 묵직한 바디감이 강조됩니다. 단맛의 뉘앙스가 쌉쌀한 맛과 잘 어우러지며, 진하고 고소한 맛을 선호하는 대중에게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보통 아메리칸 로스트라고도 불립니다.

6. 풀 시티 로스트 (Full City Roast): 강렬한 바디감

  • 특징: 두 번째 크랙이 한창 진행되는 단계입니다. 생두 표면에 기름기가 살짝 비치기 시작합니다.
  • 맛: 쓴맛이 강해지고 바디감이 매우 묵직해집니다. 신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고소하고 진한 맛이 특징입니다. 에스프레소 추출에 많이 사용됩니다.

7. 프렌치 로스트 (French Roast): 강한 쓴맛과 스모키 향

  • 특징: 두 번째 크랙이 끝나고 생두 표면에서 기름기가 확연히 드러나며, 색깔이 짙은 갈색 또는 검은색을 띠는 단계입니다.
  • 맛: 강렬한 쓴맛과 스모키(Smoky)한 향미가 지배적입니다. 신맛은 거의 없고, 바디감이 매우 무겁습니다. 진한 에스프레소나 아이스커피, 라떼 등 우유와 섞는 음료에 주로 사용됩니다.

8. 이탈리안 로스트 (Italian Roast): 최강의 쓴맛과 바디감

  • 특징: 가장 강하게 볶는 단계로, 생두가 거의 검은색에 가까워지고 표면 전체에 기름기가 번들거립니다. 타는 냄새가 날 수도 있습니다.
  • 맛: 극강의 쓴맛과 강한 스모키 향, 그리고 무거운 바디감이 특징입니다. 커피 본연의 산미나 섬세한 향미는 거의 사라지고, 강렬한 쓴맛으로 승부하는 블렌딩에 주로 사용됩니다.

로스팅, 누구에게 맡길까?

로스팅은 고도의 기술과 경험, 그리고 섬세한 감각을 요구하는 작업입니다.

  • 전문 로스터리: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이나 로스터리 카페는 자체적으로 생두를 수입하여 직접 로스팅합니다. 로스터의 역량이 곧 커피 맛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홈 로스팅: 최근에는 소형 로스터기를 이용해 집에서 직접 로스팅을 시도하는 홈 로스터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커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취미를 넘어선 열정을 보여주는 활동입니다.

 

마무리하며

"커피 로스팅에 의한 색변화"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생두가 로스터의 손길을 거쳐 각기 다른 개성과 풍미를

가지게 되는 **'예술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생두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로스팅 단계별 특징을

이해하면, 여러분이 선호하는 커피 맛을 찾거나 새로운 커피를 시도할 때 더 깊이 있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커피는 수확, 가공, 그리고 로스팅까지 모든 과정을 거쳐 우리가 마실 수 있는 '원두'가 되었습니다! 

혹시 로스팅을 시도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커피통 블로그는 언제나 여러분의 커피 지식을 풍성하게 채워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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